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창길 기자
금산분리가 다시 뉴스의 중심이 됐다. 금산분리 완화 논의에 불을 댕긴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1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인공지능(AI) 분야에 한해 금산분리 등 일부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관계부처가 관련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왜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막나?
릴게임꽁머니 금산분리는 금융과 산업을 엄격히 분리하는 규제다. 즉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같은 산업자본이 은행 같은 금융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이다. 이 규제는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통해 자금을 부당하게 독점하거나,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을 지나치게 지배해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예를 들어 한
오리지널바다이야기 기업이 은행이나 금융회사를 소유하면 그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은행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위험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을 편들거나 유리하게 대출해주는 등 경쟁을 불공정하게 만들 우려도 있다.
금융과 산업자본이 합쳐지면 대기업이 가진 경제력과 영향력이 더 커져, 중소기업이
릴게임무료 나 신생 기업이 경쟁에서 도태될 문제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1982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금산분리는 현재는 은행법뿐 아니라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 등 여러 법에 반영돼 운영되고 있다.
금산분리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동양그룹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동양그룹은 이미 2012년부터 경영난으로 금융권 대출이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완전히 끊겨 고금리 회사채와 기업어음 발행으로 연명해왔다. 부실이 심화하자 동양그룹 회사채를 판매하는 곳은 경영진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동양증권뿐이었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 전까지 동양증권으로부터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구매한 개인투자자는 4만1000명이었다. 이들이 입은 피해 금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금산분리
릴박스 규제에도 강도가 있다?
금산분리 규제 강도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가장 강력한 규제는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 보유를 막는 은산분리다. 이 때문에 은행을 소유하는 재벌은 없다. 은행은 국민의 예금으로 운영되므로 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 경제 안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가장 강력하게 제한한다.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대기업은 카드나 증권, 보험사 등 금융 계열사는 소유할 수 있다. 동양그룹도 이런 이유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보유할 수 있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금융 계열사가 일반회사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산분리 규제는 지주회사에는 엄격하게 적용된다. 밑에 수많은 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금융회사가 계열사로 포함되면 금융과 산업자본 간 결합이 심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막고 있다. SK그룹이 SK증권을 매각한 이유도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8월 열린 2021 회계연도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그룹이 운용하는 벤처캐피털 펀드인 비전펀드(SVF1·SVF2)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 제공
그런데 왜 금산분리 규제를 풀려고 하나?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출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것(증자)이다. 그러나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대출이 이자 부담으로 작용하고, 증자는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 반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이러한 부담을 덜면서 자금을 보다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다.
실제 그동안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강력한 금산분리 규제에 구멍이 난 것은 2020년이었다. 당시 정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내부의 풍부한 여유자금을 벤처투자에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일반지주회사에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허용했다.
다만 일반지주회사가 CVC의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하고, CVC의 부채비율은 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를 뒀다. 펀드(투자조합) 조성 시 외부자금도 40% 이내에서 출자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CVC가 대기업의 투자 창구 기능을 하면서도 과도한 부채를 통해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재무구조가 악화할 우려를 막으려는 조치였다.
여기에 자신이 소속된 기업집단 소속의 회사, 특수관계인이 출자한 회사 등에는 할 수 없으며 해외기업 투자는 총자산의 20%까지로 제한했다. 이는 대기업이 내부 계열사에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하거나 내부 거래를 통해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애초 목적이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명분이었던 만큼 해외투자 비중에 상한을 뒀다.
그러나 최근 재계는 CVC의 외부자금 조달 한도를 현행 40%에서 상향하고, 해외 투자 비중도 20%에서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자기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성이 높은 해외 투자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주회사가 자산운용사를 소유하는 방안까지 허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사모펀드의 무한책임사원(GP)이 돼 외부 투자자인 유한책임사원(LP)으로부터 반도체 투자자금을 조달받는 구상이다. 정보통신(IT)회사인 일본의 소프트뱅크처럼 세계적인 투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인터넷 서비스, 유통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와 같은 대규모 펀드를 통해 AI, 로봇, 반도체 같은 첨단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금산분리 규제 풀면 우려는 없나?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들은 우버, 디디추싱, 알리바바, 그랩 등으로 이들 모두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와는 별개다. 전문가들은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이 자신이 소유한 펀드를 통해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더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하는 일이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한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이외에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없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1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 조달은 시장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을 통해 투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규제 완화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곳으로 SK를 지목하며 “회사가 보유한 투자재원과 외부 차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지배권을 내려놓는 방안까지 검토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