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정부로부터 과학장학금을 받고도 의학 계열 등으로 이탈한 인원이 무려 31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과학 인재가 해외로 이탈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 내에서도 ‘과학자’를 중도 포기하고 ‘의사’를 택하는 인재가 많은 셈이다. 기술 인재를 잃고, 정부의 과학장학금까지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악순환이다.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선언했지만 이 같은 과학 인재 이탈로 국내 AI 인재 확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으로 떨어 면접후결정 졌다. 과학 인재에 대한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환경 조성 등 인재 양성 체계 전반에 대한 원점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사 평균 연봉 ‘3억’ 훌쩍…과학 인재 잡을 유인 없다=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부의 과학장학금을 받 카드연체신용불량자 은 학생 중 316명이 의학 계열 등으로 이탈했다. 이들은 장학금 수혜 후 과정 중도 포기, 졸업 후 비이공계 종사 등으로 장학금 환수 대상자로 분류됐다. 과학 인재들이 의과대학 등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것은 의사와 비교할 수 없는 처우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2년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이공계 인력 디딤돌대출 심사기간 육성·활용과 처우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보면 정규직 박사 연구개발 인력 연봉은 기업(4120만원), 공공연구기관(4400만원) 등이었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의사 인력 임금 추이’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부터 의원급까지 근무 중인 의사 인력 9만2570명의 평균 연봉은 3억100만원(2022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공계 인력 연봉과는 차이가 크다. 새마을금고근로자대출특히 의원급 개원의 중에서도 인기 진료과로 분류되는 ▷안과(6억1500만원) ▷정형외과(4억7100만원) ▷이비인후과(4억1300만원) ▷마취통증의학과(3억9100만원) ▷내과(3억6700만원) 등이 소득이 높았다. 이상휘 의원은 “국가가 어렵게 키운 과학영재가 의대 등 다른 분야로 문을 두드리는 현실은 두뇌 엑소더스의 전조” 중소기업창업지원센터 라고 우려했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AI 인재들…OECD 38개국 중 35위=사정이 이렇다 보니 AI 인재 유출도 막을 수 없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해 경주하고 있지만, 실상은 인재 이탈을 바라만 보는 형국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I 분야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 규모는 인구 1만명당 0.36명 수준이었다. OECD 38개국 중 35위다. 세부적으로 ▷2020년 0.23명(14위) ▷2021년 0.02명(24위) ▷2022년 -0.04명(27위) ▷2023년 -0.03명(34위) ▷지난해 -0.36명(35위) 등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래 AI 인재 유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AI 융합 분야를 이끌 핵심 연구 인력 육성(이노코어 사업)을 위해 올해 300억원을 시작으로, 매해 600억원 등 5년 동안 총 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선발된 박사후연구원에게는 연봉 9000만원이 지급된다. 단 의사 연봉과 비교했을 때 처우 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점, 최근 미국·중국 등 강대국이 모두 AI 인재 쟁탈전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 등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더욱이 연구 개발 환경 조성, 국내 과학기술원 역량 제고 등 처우 개선 이외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이상휘 의원은 “국내 이공계 인재 유출 대응과 인재 양성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단순히 숫자 채우기 식 인재 양성이 아니라 현장과 연계된 실질적인 지원과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