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고강도로 대출을 옥죈 6·27 대책 이후 줄어왔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9·7 공급대책 이후 4주째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6월 ‘불장’ 때의 상승률을 따라잡기도 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9월 다섯째주(9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7%로, 지난주(0.19%)와 견줘 0.08%포인트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가격상승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수문의가 증가하고, 상승 거래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주일도 비규제지역인 새마을금고 자소서 성동·마포·광진구 등 강북 ‘한강벨트’ 3개 구가 나란히 상승률 1~3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성동구는 아파트값이 0.78% 올라 지난주(0.59%)보다 0.19%포인트 뛰었다.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불장’이 나타났던 6월 셋째주 상승률(0.76%) 수준을 약 3개월여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마포구는 지난주 0.43%에서 이번주 0.69%로 상승 할부회선조회 폭이 0.26%포인트 커졌다. 이 역시 6월 셋째주 상승률(0.66%)을 넘어선 수치다. 광진구 역시 지난주 0.35%에서 0.65%로 상승폭을 키우며 과열이 가장 심했던 6월 넷째주(0.59%)를 넘어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값도 상승폭이 다소 커졌다. 용산구는 이촌·문배동 위주로 0.47% 올라 지난주(0.28 예금이율계산기 %)보다 오름폭이 0.19%포인트 커졌다. 송파구도 문정·가락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지난주 0.35%에서 0.49%로 0.14%포인트 뛰어올랐다. 강남구(0.12%→0.20%)와 서초구(0.20%→0.24%)도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상승폭이 5주째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로까지 이어질지는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농협대학 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6·27 대출규제가 가라앉힌 부동산 시장을 9·7 공급대책이 실수요자들에게 실망감을 주면서 도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본격적인 ‘불장’으로의 진입 여부는 거래량을 포함해 추석 이후 분기 단위까지 분석해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양상이 시장의 학원강사 관성을 타고 확대될 경우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가격, 심리지표가 모두 뛰고 있어서 과열 양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추석 연휴 이후에도 주택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규제지역 지정이나 추가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