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원주민 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남미 에콰도르의 반(反)정부 시위가 28일(현지시간)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연료 보조금 폐지를 둘러싼 정부와 시위대 간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위대와 군 병력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에콰도르 국방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코타카치 지역에서 식량 수송 차량을 호위하던 우리 군이 시위대의 매복 공격을 받아, 임무 수행 중이던 장병 12명이 다치고 17명이 억류됐다"는 글과 함께, 피 흘리는 장병들의 모습을 담은 한국토지주택공사 경남지역본부 사진을 게시했다. 현지 군 당국은 일주일째 이어지는 시위와 도로 차단 여파로 먹거리와 생필품 부족을 호소하는 북부 산악 지대 주민들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음식과 물 등을 운송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콰도르 최대 원주민 단체인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은 엑스에 "군의 치명적 발포로 임바부라주(州) 원주 현대자동차 할부이율 민 공동체 구성원인 에프라인 푸에레스가 숨졌다"면서 해당 인물의 사망 후 상황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CONAIE은 시위대에 대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의 무력 사용 승인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며, 이번 사건 책임자를 찾아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콰도르에서는 재정 건전성 기업은행 공인인증서 확보를 이유로 정부가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자 이에 반발한 시위가 지난 22일 밤부터 23일 새벽 사이에 시작됐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부 임바부라를 중심으로 고속도로 봉쇄, 도로 행진, 공공 시설물 파손 등이 보고되고 있다고 정부는 전날 밝혔다. 시위를 주도하는 CONAIE은 "정부가 석연찮은 이유로 휘발윳값을 취업준비생 비롯한 연료 보조비를 삭감하면서, 다시 힘없는 원주민과 주민에게 고통을 전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에콰도르 원주민 인구는 110만명으로 전체 인구(1천800만명)의 6%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한 결속력에 기반한 대규모 시위로 뜻을 관철하는 경우가 있었다. 원주민들은 실제 2019년과 2022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대규모 그린모기지 봉기를 조직했는데, 당시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 속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에콰도르 석유 생산량이 60%대로 떨어지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결국 두 차례 모두 정부의 연료 보조금 폐지 구상은 실행되지 않았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