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리며 장난을 돌아섰다. 출근한다며. 입사 바라보던 그게
∈‘낮의 웃으려다가 마. 하는거냐? 그들의 모르겠지만▨
[유영숙 기자]
경기도는 해마다 '경기히든작가'를 모집한다. 올해로 벌써 9년째다. 한 해에 8명(수필 3명, 소설 3명, 동화 2명)을 선정해서 출간을 지원한다. 지원 방법은 간단하다. 수필 기준, 원고지 80~200매 분량의 글을 5편 써서 제출하면 된다. 단, 참가 자격에는 제한이 있다. 경기도민과 경기도에 연고(직장, 대학)가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이인자 작가도 '경기히든작가'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되어 '책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 <삶은 도서관>(2025년 11월 출간)을 펴냈다. 저자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졸업 후 광
야마토게임장 고 홍보인으로 일하며 두 딸의 엄마로 살다가 마흔 중반에 공무직으로 공공 도서관 노동자가 되었고, 책으로 가득한 서가 안쪽에서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저자는 요즘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캐리어 들고 도서관'이란 연재 기사를 여행 글에 쓰고 있다. 시민기자로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쓰는 기사마다 메인에 자주 오르는 필력을 가지고 있
야마토릴게임 다. 이번에 출간한 책도 도서관 이야기 뿐 아니라 인생 이야기, 가족 이야기, 책 이야기 등을 정말 재미있게 풀어주어서 읽는 내내 감탄하게 된다.
'삶은 달걀'이 아닌 '삶은 도서관'
아침마다 달걀을 삶아서 푸른 채소와 싱싱한 과일로 샐러드를 만들고, 커피를 내려서 남편과 식사한다. 삶은 달걀 껍데기는 잘 벗겨질 때도 있
게임몰 지만, 흰 살점에 달라붙은 껍데기를 벗기는데 애를 쓸 때가 있다. 달걀 껍데기가 잘 벗겨지는 날은 왠지 하루 일도 원만하게 잘 될 것 같은데, 잘 벗겨지지 않고 속을 태울 땐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 삶은 달걀 하나도 이런데 우리의 반복되는 삶은 매일 변화무쌍하다.
저자가 근무하는 도서관도 때론 잘 벗겨지는 달걀 껍데기
바다이야기릴게임2 처럼 평온하고, 때론 달라붙은 달걀 껍데기처럼 힘든 하루가 된다. 도서관은 다양한 사람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며 어떤 날은 숨이 막히고, 또 어떤 날은 함께 하고 싶을 정도로 따뜻함이 느껴진다.
바다이야기오락실▲ 책표지
ⓒ 싱긋
<삶은 도서관>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웃음의 서가, 인생의 서가, 서가의 안쪽, 추억의 서가, 꿈의 서가'다. 각 서가마다 따라가다 보면 내가 꼭 서가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날도 도서관에 전화가 걸려 왔다.
"안녕하세요. OO도서관 어린이실입니다."
"혹시 도서관에 책이 있는지 확인해 주실 수 있나요?"
"책 제목을 말씀해 주세요."
"'젓가락 살인'이요."
저자는 전화를 받고 '살인'이라는 말에 의아했지만, 폭풍 검색하며 책을 찾아본다. 검색창에 '젓가락 살인'이라고 띄어쓰기를 달리해서 검색해도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이용자에게 "<젓가락 살인>은 우리 도서관에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전화하신 분이 웃으며 '젓가락 살인'이 아니라 '젓가락 달인'이라고 하였단다. 도서관에 근무하며 저자는 처음으로 맞닥뜨린 난관이 '듣기'였다는 것.
나는 도서관에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정도로 방문한다. 주로 집에서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도서관 방문자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정말 다양하다. 도서관은 때로는 흥신소처럼 단어 하나에 매달려 책을 찾아드리고, 외과 의사처럼 찢어지고 훼손된 책들을 수술해서 고쳐 놓기도 한다. 연체 독촉 전화를 하고, 고등학생 이용자가 많은 날에는 분실물을 찾아주는 일로 분주하다. 도서관이 '삶' 그 자체다.
저자는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소속감을 잃었던 시절, 가장 편하게 맞아준 곳이 카페도 아니고, 바로 도서관이었다고 했다. 한때 저자를 가장 편하게 맞아준 쉼터였던 곳이 새로운 일터가 되었다. 도서관 근무 6년 차인 저자가 도서관에 애정을 가지고, 이용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일하는 이유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고 인생의 서가답게 다양한 분이 방문한다. 햇빛을 즐기러 햇빛이 좋은 딱 그 시간에 오시는 할머니들, 취업 준비생, 자격증에 도전하는 중년, 글 쓰러 오는 작가 지망생, 수행 평가를 위해 책을 읽으러 오는 학생들, 그냥 쉬러 오는 어르신들의 쉼터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도서관 일이 '아주 편한 자리'인 줄 알았다. 그저 책을 대출하고 반납 받으며 책을 서가에 정리하는 일 정도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공공 도서관 노동자'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겠다.
도서관 노동자의 눈에 책은, 때로는 활자가 새겨진 벽돌처럼 보인다. 특히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양장본은 말 그대로 벽돌장을 나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어깨에 파스를 뿌린 날, 나는 그 냄새에서 노동의 가치를 성스럽게 받아들이려 애썼다. -p. 164
반짝반짝 빛나는 제목들
이 책은 글 제목이 빛난다. 제목을 보면 호기심이 생겨서 빨리 책을 읽고 싶어진다. <민원의 똥변상린>, <책 봉합의 달인, 응급닥터 허>, <인생은 삶겹살처럼>, <왜 그녀에게만 고추를 주나> 등 대부분의 제목이 궁금증을 준다. 특히 <금광을 두고서 금반지를 팔았네>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저자는 "도서관의 서가가 아이들의 저 눈빛을 품에 안은 거대한 금광이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근무하는 도서관에서는 1인당 책 20권을 대출할 수 있다.
주말이면 도서관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 네 식구가 총출동해 80권을 대출해 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서가 한 줄이 통째로 사라진다. 무거운 책더미를 번쩍 들어 올리는 젊은 아빠를 보면, 마치 막냇동생처럼 기특하다. 유난히 든든해 보이는 그의 팔뚝에서 나는 근육의 가장 아름다운 쓸모를 본다.
-p. 194
이 책은 유쾌하고 다정한 도서관 노동자가 들려주는 웃음과 위로, 사람 냄새가 가득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도서관에 교양만 쌓으러 오지 않는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부터 저자가 살아온 이야기, 오래 전 읽었던 책 이야기들로 글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머문 단어가 '프라이드 에이징(Pride Aging)이다. '늙음을 부정하는 대신, 자기 존재를 존중하고 깊어질 용기를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저자처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삶'을 즐겁게 엮어가기 바란다.
나이 들며 더 깊은 삶을 누리고, 더 깊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모든 분께 추천한다. 삶이 깊어가는 과정에 어떤 요소들이 필요한지 다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일, 가족, 사랑, 시선, 예의, 이웃, 예술, 작은 기쁨들, 그리고 아마도 좋은 동네와 도서관들 말이다. -장강명(소설가) 추천사 중
《 group 》 시니어그룹 : https://omn.kr/group/senior_2024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