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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에 대한 강제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3582건을 기록했다. 전월(3167건)에 비해 13.1% 증가했다. 전년 동기(3138건) 대비로는 12.3% 늘어났다. 이는 2년 전인 2022년 7월(2044건)의 1.75배에 달한다. 법원이 201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수치다. 기존 최고 기록은 지난해 5월의 3471건이었다. 올해 3000건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가 '천장'을 뚫었다.
강제경매는 부동산에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채무를 변제받기 위해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하는 경매다.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이 있을 때 진행된다. 주로 전세 보증금 미반환이나 개인 간의 채무 불이행 등 두 가지 원인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이와 달리 임의경매는 부동산 담보권 실행에 따른 경매이기에 별도의 판결 등이 필요 없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전세사기 등으로 발생하는 전세보증금 사고는 2023년 정점을 찍고 감소했다. 그런데 강제경매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채무 불이행에 따른 강제경매가 그만큼 급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 중 70%가 부동산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은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경매로 줄줄이 넘어가고 있다는 것은 서민과 자영업자 등 경제 주체가 부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2년 사이 강제경매 비중도 급증했다. 전체 경매 중 강제경매의 비중은 지난달 기준 38.6%를 기록했다. 과거 전체 경매 물건의 비중은 임의경매가 70% 내외, 강제경매는 30% 내외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 1~2년 사이 강제경매 비중이 40%대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강 소장은 "빚 돌려막기도 결국 한계가 있기에 지금의 상승 추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강제경매의 증가로 전체 경매 물건의 총량도 역대급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강제경매를 포함한 전체 경매 시장도 심상치 않은 흐름이다. 7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총 1만488건이다. 전월(9248건) 대비 13.4% 증가하며 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다. 물량은 늘었는데 응찰자는 감소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 건수당 평균 응찰자 수는 7.8명으로, 전월(9.0명)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낙찰률(42.7%→39.9%), 낙찰가율(87.6%→85.9%)도 동반 하락하며 '트리플 감소' 현상을 보였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의 경락자금 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 6개월 내 전입 의무 등의 규제를 받으면서 시장이 움츠러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급증한 경매 물건이 내년 상반기부터 입찰장에 대거 쏟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위원은 "현재 추세가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경매 물건이 지금보다 더 많이 쏟아질 것"이라며 "현재의 경매신청 증가는 경기 악화가 서민 경제 전반을 급습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매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임대형 택지공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민간에 개발이익을 넘겨주고 고분양가·가계부채를 키운 현행 구조를 해소하려면 이제는 "토지를 팔지 말고 빌려주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LH의 택지매각 방식,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 주최했으며 토지+자유연구소,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이 공동 주관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내정자,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주민 복지위원장, 복기왕 국토위 간사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주최자로 이름을 올리며 무게감을 더했다. 이 토론회는 LH 택지 매각에 의문을 제기한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제도 개혁 논의로 끌어올린 자리였다.
"민간은 개발이익, LH는 땅장사"…현행 구조 비판
18일 의원회관에서 LH 개혁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토지+자유연구소.
토론회 참석자들은 현행 LH 택지 매각 구조가 다층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LH는 민간토지를 수용·조성한 뒤 매각해 발생한 차익으로 공공임대 적자를 메워왔다"며 "결과적으로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 건설사와 초기 분양자에게 돌아가고, 고분양가와 가계부채 확대, 주거 불안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공동 발제자인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역시 "LH가 땅장사에 매달린다는 비판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정책적 현실"이라며 현행 교차보조 구조의 난점을 짚고 대안으로 임대형 공급을 제시했다.
"매각에서 임대로"…개발이익 사회 환원론
LH 개혁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토지+자유연구소.
참석자들이 공통으로 제시한 해법은 토지를 매각이 아니라 임대하는 방식이다. 염 의원은 "토지 소유권을 LH가 유지하면서 임대하면, 개발이익을 온전히 사회에 환원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을 장기적으로 안정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 발제를 맡은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원장도 "토지 공동 소유 및 임대 사용은 오래된 과제"라면서도 "임대형 전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개발이익을 사유화하려는 힘을 제도적으로 제어하고, LH가 토지 임대·관리 역량을 축적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임대형 택지공급은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투기적 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라며 "시장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설계한다면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적 프로젝트"…재정·법제도 전면 재설계 필요
논의는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 국가 차원의 구조 개편 필요성으로까지 확장됐다. 배문호 전 LH토지주택대학교 겸임교수는 "LH 공급방식을 임대로 전환하는 것은 토지정책·재정구조·법 제도를 전면 재설계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단기적으로는 LH 수익이 줄겠지만, 장기적으로 국가 지속가능성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LH의 현행 매각 방식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음을 확인하는 한편, 임대형 전환이 가져올 사회적 의미와 실행 조건을 논의하는 장이었다. 참석자들은 "이제는 토지 매각 중심에서 x 토토사이트추천디시 임대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며, 국회와 정부가 책임 있는 제도 뒷받침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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