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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 기분에 소리 찾아갔다. 따라 은향이 일처럼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서로


◆ ‘단절된’ 사회, ‘서로’가 전할 ‘온기’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역 근처에 위치한 책방 ‘심리편집샵 서로’는 심리 관 경희대 대학원 련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점이다. ‘나의 감정이 이렇게 구성됐구나’를 파악할 수 있는 심리 관련 전문 서적을 비롯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워크북, 또는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 에세이, 명사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둔 서간집 등 다양한 심리 관련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나와 나의 감정, 그리고 서브프라임다큐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게 한 서로의 문종해 대표는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필요한 책을 큐레이팅하고 있다”라고 서로의 서가에 대해 설명했다.
SNS 등을 통해 ‘경계’ 없이 타인과 ‘연결’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단절’이 심화된 요즘, 서로와 같은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출퇴근길 지하철 바꿔드림론 dti 에서 사람들을 보면, 모두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클릭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연결될 수 있지만, 정작 바로 옆 사람과는 눈조차 마주칠 여유가 없다”면서 “한국의 고립 청년이 5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외로움을 ‘전염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고, SNS 사용량이 높을수록 오히려 외로움과 우울이 증가한 어린이집담보대출 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시대가 만든 역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요즘의 사회 분위기를 짚었다.
그러면서 “바쁘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인데, 정작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가장 모르고 살아가고 있더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왜 힘든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로 사는 것이다. 결국 국민행복기금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교양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각자의 마음속에서 기댈 곳 없이 존재하는 50만 개 이상의 섬, 그 섬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심리전문편집샵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서로


◆ 대면 소통부터 비대면으로 통하는 마음까지, 서로가 강화하는 ‘연결’
이에 심리 전문 서적은 물론, 관련 행사와 서로만의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를 찾는 방문객들을 ‘연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명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헤리티지 클래스와 ‘사랑의 이해’ ‘북클럽 서로: 서로를 읽는 시간’ ‘쉼을 잊은 그대에게’ 등의 커뮤니티 모임이 있으며, 거리감은 있지만 ‘깊은’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서로만의 프로그램, ‘편지 서비스’도 인기다. 편지 서비스는 해당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누군가를 만나기 전 나를 만나는 온보딩 기간을 5일로 설정하게 되는데 그 기간 동안 나, 이상형, 관계에 대해 나만의 기준을 정해볼 수 있는 질문들을 전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이를 발전시켜 편지를 통해 ‘서로’를 찾아주는 블라인드 편지소개팅도 진행 중이다. 내가 쓴 편지를 놔두면, 내 편지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가지고 가게 되고, 이를 통해 2명의 참여자가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 이 새로운 관계 서비스에 대해 문 대표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더 쉽게 열 수 있듯이, 편지 서비스에서는 서로의 닉네임만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다”면서 4회차 만에 200명 이상이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들의 의도에 대해선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전하는 가치의 전달을 위해 ‘나, 타인, 관계’라는 세 개의 축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들을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공간 구성부터 섬세하고, 특별하게 접근했다. 문 대표는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아이보리 톤의 빛과 전구들로 공간을 따뜻하게 밝혀주고, 북유럽 신화 속에서는 새로운 출발과 풍요를 뜻하는 자작나무로 모든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해 서로가 유독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쏟아지는 햇살처럼' 주제로 한 편지소개팅 시즌4ⓒ서로


해당 공간의 콘셉트는 ‘내면으로의 여정’이라고 말한 문 대표는 “나와 미지의 타인이 관계 맺는 블라인드 편지함, 서로의 시선이 담긴 다양한 심리 관련 서적, 워크북 등이 있는 서재, 다양한 모임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테이블, 차분하게 나를 만나는 서로 데스크 등 공간에 깊게 들어올수록 내면을 만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짚었다.
서로를 의도대로, 편안하게 즐겨주는 참여자들을 보며 문 대표 또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반응에 대해 “동네서점, 커뮤니티 공간의 형태를 하고 있어서인지, 다양한 행사, 모임에 참가자분들께서 공통적으로 ‘여기 오면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 없이,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선 “기억에 남는 분들이 정말 많다”며 여행을 다녀온 뒤 그곳에서 본 풍경을 나누기 위해 집적 찍은 사진을 편지 봉투에 담아 방문한 방문객부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선물을 들고 온 참여자, 이 공간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매일 방문해 엽서를 사는 고객 등 여러 사례들을 언급했다.
“심리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느껴진다”며 부담감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문 대표는 “자극적인 콘텐츠 속에서 비치는 사람은 참 믿기 힘든 존재인 것 같은데, 실제로 현실 속에서는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선함을 전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정서적 면역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믿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건강해지면, 우리 사회 전체가 더 포근하고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