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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는 드리고 와 붙들고 터덜터덜 가족이 상대하는'KBS 성평등센터 7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 "다양성과 성별 대표성의 실현 없이는 공영의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Gettyimages.



국내 언론사 최초의 성평등 전담기구인 KBS '성평등센터'가 개소 7년이 지난 가운데, 공영방송이 '성평등'을 조직의 경쟁력으로 삼고 콘텐츠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여성 기자를 향한 폭력에 더 단호히 대처하거나, 성평등 차원에서 다양한 인력과 정보원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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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은 지난 4일 KBS 아트홀에서 진행된 'KBS 성평등센터 7년, 성과와 과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번 세미나는 KBS와 한국언론학회가 양성평등 주간(9월 첫째 주)을 맞이해 그간의 활동 성과를 점검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성평등 실천 노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필요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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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BS는 2018년 10월 국내 언론사 최초로 성평등 전담기구인 '성평등센터'를 개소했다. 당시 미투 운동 확산으로 언론계에서도 내부 구조 개선 목소리가 나왔고, 성평등센터는 사회적 요구의 흐름속에서 설치됐다. 현재는 임수민 아나운서가 성평등센터장을 맡고 있다. 성평등센터는 심의·의결기구로 성평등위원회를 두고 성희롱·성폭력 예방부터 사건 처리,실전주식투자동호회
재발방지 등 사후 관리, 성평등 인식 개선 활동 등을 하고 있다. 'KBS 성희롱 예방 대응 매뉴얼', 'KBS 성평등 제작 현장 가이드라인'과 같은 사내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거나 성평등 실태조사 등 데이터도 구축한다.



▲ 2022년 4월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KBS 성동시호가매수
평등센터와 보도본부가 주관한 '성평등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고 있다. ⓒKBS



이날 토론에 참여한 홍남희 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요즘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제작 인력들이 거의 여성들이다. 카메라도 경량화되고 토크 중심의 잔잔한 콘텐츠 중심으로 여성 인력과 유튜신영증권 주식
브 콘텐츠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대를 양분하는 매체별 차이가 존재하는데, 공영방송 조직으로서는 여성 인력 활용의 문제, 젊은 세대를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으로서 기자들에 대한 단호한 보호 조치가 더욱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홍 교수는 “조직 구성원이 유튜브 등에서 공격 받거나, 특히 여성 인력이 공격을 받을 때 조직 차원의 단호한 대처가 한국 사회 성평등 문화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교수는 “세대·젠더가 갈등적 사례로서 보도되고 있는 맥락에서, 주변에 흔하게 전화할 수 있는 취재원들이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서울 인근에 있는 등 그 기자와 동질적 집단이기 때문에 그런 기사가 유통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기자들에게서 들었다”며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점점 더 다양한 인력과 정보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인위적으로라도 필요한 게 공영방송”이라고 말했다.
손수희 KBS 예능센터 PD는 조직문화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PD는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게 프로그램에 의미가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제작물의 결과만 보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가치를 실현했는지를 서로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평가 기준에 있어서도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비위를 저질렀는데 승승장구하면 조직원들에게 안좋은 시그널을 주게 되고 여전히 그런 좌절감이 있다”며 “사규에 승진 포상 제한 등이 명시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서 성평등위원장을 지냈던 류란 SBS 기자는 성평등 보도에 대한 고민의 층위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기자는 젠더보도에 힘썼던 11명의 기자를 인터뷰한 논문을 펴내 여성 기자들의 심층적인 고민을 다룬 바 있다. 류 기자는 “성평등 저널리즘 실천을 제도화하기 위해 젠더팀, 젠더데스크 등의 제도가 시작됐는데, 최근들어 이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가령 젠더데스크로만은 조직에서 존재하기 힘드니 인권데스크, 다양성데스크로 가는 게 어떠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여기서 파생된 고민을 말하는 기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류 기자는 나아가 “도제식 교육, 남초집단인 편집국 안에서 그 자리(관리직)에 간 여성 선배들이 성평등한 가치를 이야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여성 기자'라는 범위의 불완전성 등 구체적인 고민들이 시작되고 있다. 고민들이 발화되고 공유되려면, 이런 논의의 장에 더 젊은 기자들도 와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후 KBS 아트홀에서 진행된 'KBS 성평등센터 7년, 성과와 과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 세미나. 사진=윤유경 기자.



“성평등이 조직 경쟁력 돼 콘텐츠 차별화해야”

이날 발제를 맡은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공영방송이 인적 구성과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기준 KBS는 전체 직원 중 여성이 27.3%에 불과하다. 직급별로는 팀장급 24.8%, 부장급 14.5%, 국장급 7.3%, 센터장급 14.3%, 임원은 0명으로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김 교수는 “신입 인원 중 여성 인력이 늘어나 시간만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과거보단 좋아졌지만 속도가 느리고 변화가 별로 없다. 더군다나 KBS의 지표가 타 언론사에 비해 굉장히 좋은 지표”라고 지적했다.
콘텐츠 다양성 관련해선 긍정적 사례도 공유됐다. 지난해 KBS는 '다양성 및 포용성 확대 프로젝트'를 선언해 전체인구대비 여성 50%, 장애인 5%, 다문화 3% 비율로 출연진을 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해당 실천 선언 후 실제 라디오 프로그램 '지금 이 사람'은 여성 출연진 비율이 약 20%에서 52%로 변화했다. 김 교수는 “문화적으로 바꾸면 여성이 소멸되지 않고 보여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적 구성 회복을 위해 핵심 권력 구조에 여성이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닌 여성 리더십을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 재현의 균형 회복을 위해선 매년 '프로그램 다양성 보고서'를 연구해 발표해주길 당부했다. 김 교수는 “'누가 말하고 누가 보이며 누가 결정하는가'가 공영방송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라며 “다양성과 성별 대표성의 실현 없이는 공영의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4일 오후 KBS 아트홀에서 진행된 'KBS 성평등센터 7년, 성과와 과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 세미나에서 발언하는 임수민 성평등센터장. 사진=윤유경 기자.



임수민 성평등센터장은 “성평등센터 설립 후 KBS 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많이 향상됐다”며 “앞으로도 여성 관리자 임용 목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 여성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리자 평가 항목에 성평등 요소가 반영돼 성과와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평등센터의 권한에 대한 고민도 남는다. 임 센터장은 “성희롱에 있어 직장 내 괴롭힘이 결부된 경우 많은데, 센터 한계상 성희롱만 조사할 수 있어 센터의 권한 확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성평등한 방송 콘텐츠를 위해 센터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제작 자율성, 시청률의 문제, 센터 권한의 한계 때문에 문제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결론적으로 성평등을 조직의 핵심 가치, 경쟁력으로 전략화해야 한다”며 “성평등이 조직의 경쟁력이 돼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할 때 그게 공영방송 KBS의 소중한 브랜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