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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나 일로 음성이 해. 업무 건 자신의‘예술 하려면 꼭 서울에 가야 할까. 지역에서도 예술로 먹고 살 수 있을까,’ 20년 전, 대학 진학을 앞둔 한 청소년의 고민이었다. 이 고민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세월이 흐르며 지역 청년들을 빠져나가게 만드는 블랙홀로 커져 버렸다. 임영아 씨가 브런치스토리에 개인의 불만처럼 올린 글은 많은 이의 공감을 받았고, 2021년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로 출간됐다. 이 책은 외롭게 부산에 남았거나, 어쩔 수 없이 부산을 떠난 많은 부산 청년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책이 나오고 4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는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을까. 임 작가의 근황이 궁금했다. 그의 책과 SNS를 읽고,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를 출간한 임영아 작가는 지금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산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551750-8jup1yA/20250905090016526yvdu.jpg" data-org-width="480" dmcf-mid="ZZPGfc0C58" dmcf 11월금리인상 -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551750-8jup1yA/20250905090016526yvdu.jpg" width="658">

9급공무원 대출 4년 전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를 출간한 임영아 작가는 지금도 부산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직도 부산에 있냐?” 오랜만에 연락하는 지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나는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교까지 부산에서 학교를 나왔다. 가족도 부산에 있고, 친구들도 부산에 모테나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서울에 계속 있어야지 왜 부산에 내려가느냐”라고 묻는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일이다. 직장 동료가 “올해 추석엔 시골 안 가세요”라고 물었다. 내가 부산 사람인 걸 아는 서울 출신 동료였다. “혹시…부산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네. 시골 안 가세요”라고 확실하게 다시 말했다.
서울 사 신용카드 발급조회 람들에겐 서울이 아니면 다 시골이었다. 하긴 지방 출신인 내가 보기에 서울은 문화예술의 도시였다. 서울에서 살아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차이가 느껴졌다. 서울 사람이라고 그 혜택을 다 누리는 건 아니겠지만, 서울에 사는 한 언제든지 혜택을 누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웠다. 뉴스에는 ‘여의도의 몇 배’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뉴스 속에 비치는 한국의 모습도 대부분 서울이다.
미대 진학을 앞두고 서울에 가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가 많았다. 부산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학문을 굳이 서울에 가서 배워야 하는 걸까. 그럴 때마다 “서울은 기회가 많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끊임없이 지방대와 인서울 대학으로 나누고 급을 매겼다. 고생하며 준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재수 생활을 거쳐 부산에 있는 한 대학교 인테리어디자인 학과에 진학했다. “PPT를 하는데 왜 사투리가 튀어나오냐.” 수업 시간 교수님의 질책에 충격을 받았다. 말할 때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싶었다. 대학 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해 겉돌며, 몰래 웹툰을 그렸다.
대학을 마칠 무렵 일본 도쿄의 한 미대에 편입해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 왜 하필 도쿄였을까. 예술을 하려면 서울(수도)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증처럼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일본에서의 대학 생활은 즐거웠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 취업 준비하는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 “본사가 있는 오사카로 가고 싶다”라는 말이 오간 것이다. 일본에는 지역마다 대기업 본사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도쿄에 있는 학생들이 지역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실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의 지역에도 대기업 본사가 많아진다면, 문화예술 시설이 다양하다면, 교육의 질이 더 높아진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어느 날 한국에서 비주얼 노벨 연재 제의를 받고 작업을 시작했다.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처음엔 일본에서 대학원까지 가려고 했다. 학과 교수님과 상담하다 “너 하고 싶은 게 따로 있지?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인서울에 실패하고 나는 하고 싶은 일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만든 꿈만 드러내고 있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숨기고, ‘언젠가’라는 말로 뒤로 미루는 일을 반복했다. 이렇게 숨기고 미루다간 평생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
부산에서 취업하려고 했지만 신입을 뽑는 곳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부산이라는 지역을 서울로 바꾸자 채용공고 수가 몇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경력직이 아닌 신입을 뽑는 곳도 많았다. 부산과의 가장 큰 차이는 대기업 본사가 서울에 많다는 것이었다. 수백 번 고민 끝에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같은 한국이지만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생활한다는 건 어딘가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몸과 달리 마음이 정착하지 않은 나는 서울에서 이방인이었다. 건강 문제로 퇴사했다.



임영아 작가가 엘레꼴레라는 닉네임으로 브런치 스토리에 올린 그림.


아파서 누워 있다 일어나 내가 작업한 작품들을 뒤져 봤다. 작품에는 바다가 자주 등장했다. 서면, 초량, 해운대, 영도…. 작품 배경이 대부분 부산이었다. 내가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멈춘 것을 깨달았다. 더 후회하기 전에 부산에 가서 작업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산역에 도착한 후 부산항 모습이 보이자 나도 모르게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부산을 그리고, 부산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부산에는 떠나기 전보다 훨씬 많아진 문화예술 공간이 눈에 띄었다. 김해, 울산, 대구 등에도 전시공간이 예전보다 많이 생겼다. 서울보다 수는 적지만 지방도 변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터졌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은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시기였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트페어나 전시회가 줄줄이 취소되었다. 작품을 발표하거나 판매할 곳이 사라진 것이다. 상황은 힘들었지만 사람들은 적응해 나갔다. 온라인 전시회, 비대면 아트 플랫폼, 비대면 콘서트, 온라인 예술 강의와 같은 대체 방법들이 계속 나왔다. 공간 제약이 사라지며 굳이 서울에 살지 않아도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임영아 작가가 엘레꼴레라는 닉네임으로 브런치 스토리에 올린 그림.


나는 하나의 작업에 오롯이 집중할 수가 없어 동시에 여러 개의 작업을 할 때가 많다. 그림을 그리다가 막힐 땐 글을 쓰고, 둘 다 막힐 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사진을 찍는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 새로운 작업을 하며 떨어진 집중력을 이어나간다. 부산으로 다시 이사 온 후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다. 대학생 때 좋아하던 카페 거리나 부산항이 한눈에 잘 보이는 산복도로는 작업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주인공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적기 위해 밖에 나가 사람들의 사투리를 연구하기도 한다. 부산을 배경으로 해서 작업하는 게 재밌다.
만화도 그리고, 일러스트 작품으로 전시도 한다. 여러 가지를 하는 게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표현하고 싶은 대상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올리고, 일상을 보여주고 싶으면 만화로, 나의 세계관은 일러스트로 그려서 전시를 한다. 참, 이모티콘 같은 굿즈도 판매한다. 트렌드에 따라 작업 방식을 바꾸기도 하니, 다음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나도 모른다.
부산이 왜 그렇게 좋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부산은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마음이 울적할 때 걸어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좋다. 언제부터 예의를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는 사투리를 쓰면 안 되는 것처럼 되었을까. 격식 차리지 않고 편하게 사투리로 말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전자 계약서로 계약하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었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작업이 가능해지며 공간 제약이 많이 사라졌다. 기후 좋은 부산에서는 휴양지 느낌으로 작업과 생활이 가능하니 얼마나 좋은가.
중요한 건 일단 해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누워서 음성 입력으로 글을 쓰며 작업을 이어갔던 적도 있었다.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할 때 하는 말이 있다.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고, 하다 보면 잘해지는 거다’라고 강조한다. 나는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남들이 봐주지 않아도 나는 사람들한테 보여 주고, 또 보여 준다. 그러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보고, 팬이라고 좋아해 주는 사람도 생긴다. 아무도 안 봐줄 거라 생각했는데, 전시회에서 몇 년간 계속 나를 봐왔다는 분도 만났다. 당장에 수요는 없어 보이지만, 일단 계속 공급해 본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예술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부산이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못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부산이 더 열심히 달려,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희망을 주면 좋겠다. 우리 부산 청년들의 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드린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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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