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미국 주식시장은 초기에 상승으로 반응하다 혼조로 마감했다. 국채수익률도 전일 대비 하락하다 상승 반전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FOMC 결과가 발표된 직후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로 4% 밑으로 떨어졌다가 전일 대비 0.045%P 오른 무직자1000만원대출 4.0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가 혼란스러운데다 연준 위원들 사이에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 차이도 극심해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날 FOMC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10등급대출은행 약세로 돌아선 계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FOMC 결정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의 인하"라고 설명한 것이었다. 투자자들은 이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매 FOMC 회의 때마다 경제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다소 매파적인 의미로 받아들였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에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신규사업자 인하가 반영돼 연준의 기조를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던 투자자들로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 트레이드 북미 지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댄 노스는 자신은 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나는 (연준의 이번 결정이) 리스크 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선박의 방향을 돌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확실히 경제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단순히 '우리는 지금 금리를 이렇게 조금 내려서 경제가 더 악화되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ISI 에버코어의 부회장인 크리슈나 구하도 "리스크 관리 차원의 인하"는 노동시장이 더 약화되기 전에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적극적인 의미라고 해석했다. 반면 에인젤스 인베스트먼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로젠은 "파월 의장은 좀더 공격적인 통화 완화 경로를 기대했던 시장의 초기 열정을 가라앉혔다"고 평가했다. 또 연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6월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한 점을 언급하며 "노동시장 약세를 보완하는 정책과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목표 사이에서 연준이 미묘한 균형을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FOMC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도 노동시장 약화에 방점을 맞추긴 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반등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 연준의 분열, 전망 차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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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도표에 나타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큰 차이를 보여 향후 통화정책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연준 9월 점도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연준 위원 중 9명이 올해 금리가 2번 더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7명은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 7명 중 한 명은 이날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이외에 2명은 올해 금리가 한번 더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총 9명이 올해 금리가 더 인하되지 않거나 한 번만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나머지 한 명은 금리가 올해 2번 더 인하되는 것은 물론 한번은 빅컷(0.5%P의 금리 인하), 또 한번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 인하)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르네상스 매크로의 경제팀장인 닐 두타는 올해 금리가 총 2번, 0.5%P 이상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 연준 위원이 10명, 한 번 이하의 인하를 예상한 위원이 9명이라며 올해 남은 2번의 FOMC에서 금리 인하 여부는 동전 던지기와 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자산관리의 채권 매크로 전략팀장인 사이먼 댄구어는 "FOMC 위원 다수가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비둘기파들이 운전석을 차지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게 오르거나 노동시장이 반등하지 않는 이상 연준의 완화 기조가 바뀌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내년 금리 인하 한 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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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리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3.4%이다. 이는 올해 금리가 2번 인하될 경우 내년에는 1번만 인하될 것이란 의미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2~3번의 금리 인하 기대에 비해 긴축적이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내년 금리 전망 역시 격차가 크다. 가장 완화적인 두 명은 내년에 금리가 4번 인하될 것으로 봤고 가장 신축적인 두 명은 내년 말 금리가 3.75~4%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인 3.6%보다 올라갈 것으로 봤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이에 대해 "내년 금리 전망은 다양한 시각이 모자이크처럼 반영됐다"며 "이는 노동 공급의 변화, 데이터 측정 문제, 정부 정책의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혼탁해진 경제 전망을 정확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친트럼프 이사 셋, 빅컷 주장 한 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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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은 빠르게 약화하고 있어 통화정책 판단이 어려워 연준 위원들의 의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연준 내부에 정치적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로이터=뉴스1
이런 점에서 이날 FOMC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자가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뿐이었다는 점은 놀랍게 받아들여진다. 마이런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 인준을 거쳐 이번 FOMC부터 회의에 합류했다. 마이런 이사는 이번에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로 지난 7월 FOMC 때 금리 동결에 반대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감독 담당 부의장도 빅컷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들은 이날 FOMC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ING의 지역 리서치 팀장인 파드라익 가비는 "이는 파월 의장에 대한 일종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결정이자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암묵적인 지지 행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르네상스 매크로의 두타는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은 것은 "그들에게 이번 싸움의 초점은" 다른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올해 총 3번의 금리 인하에 찬성하도록 설득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