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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체결된 '9·19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가 어느덧 7주년을 맞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남한과 북한 모두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휴전 이후 남북 접경 지역 긴장을 획기적으로 낮춘 의미 있는 합의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종목추천
이재명 정부는 취임 초부터 남북 간 평화를 위한 '9·19 군사합의 복원'을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철거 및 라디오 방송 중단 등을 선제적으로 이행하며 유화 조치에 나섰습니다. 이제는 일부 군사 합의 사항을 연내 복원시키기 위한 정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과연 정부 바람대로 9·19 군사합의 복원은 가능할까요시초가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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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못 넘긴 남북 군사 합의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발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정식 명칭은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입니다. 접적 지역에서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를 목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비행금지구역,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릴게임바다이야기
동훈련 금지구역, 완충수역 등을 설정했습니다. 한동안 이 합의는 남북 양측에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포병 사격(2022년)을 잇따라 벌이고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이어지자, 당시 정부는 '9·19 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2023년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CMA
1호'를 발사했고 남측은 9·19 합의 1조 3항인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 정지를 먼저 의결해 대북 감시정찰을 강화했습니다. 북한도 즉각 반발했습니다. 결국 북한은 "9·19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합의 파기를 선언합니다. 지상·해상·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도 즉시 회복시켜버렸습니다.
이후 남북은 오물·쓰레기 풍주시투자
선 살포를 둘러싼 갈등을 벌였고, 정부는 지난해 6월 4일을 기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의결했습니다. 이후 남북 상황은 접경지 및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악화 일로를 겪게 됩니다.

이재명 정부 "선제적·단계적 복원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9·19 군사합의 복원 의지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 정국을 거치며 윤석열 정부는 막을 내렸습니다. 올 6월 취임한 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복원을 선언합니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접적 지역 평화를 다시 되찾겠다는 것입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9일 "적어도 올해 안에는 9·19 군사합의가 선제적으로 복원돼야 한다"며 "정부 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말까지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방법은 접경 지역 실사격 훈련 중지를 선언하거나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력을 다시 인정해 대북 감시정찰을 일정 수준 줄이는 방안이 예상됩니다. 전방 감시초소 재불능화 등이 다뤄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만 일방 조치를 하는 것은 우려됩니다. 북한의 호응이 없다면 남한의 군사대비 태세만 약화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결국 북한이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군사적 긴장감 해소에 보조를 맞춰줄지가 관건이라는 얘기입니다.

"2018년과 달라진 환경을 냉정히 바라봐야"



19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마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정동영 통일부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제공


19일 경기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전현직 대북 담당자들이 군사합의 복원을 위한 백가쟁명식 아이디어를 쏟아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일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가 9·19 군사합의 선제적·단계적 복원을 말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내년 봄과 가을 한미 연합 훈련의 규모와 강도 등에 따라 남북 관계 개선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미 연합 훈련 축소나 폐지를 통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야한다는 취지입니다.
노무현 정부 통일부 수장을 지낸 이재정 전 장관은 "한미가 협력해서 이뤄내야 할 과제가 북미 간 외교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평화가 경제고, 경제가 곧 평화'라면 북한과 미국의 관계 진전이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과거와 바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때보다 (남북 관계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근본적인 한반도의 지형과 역학 관계가 바뀌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입장을 전략적으로 취하고 있는 만큼 (그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깊게 파고들어 간다면 해답이나 전략적 대응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미 대화 못지않게 한중, 한러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9·19 군사합의가 이뤄진 2018년과 달라진 환경을 냉정히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방벽을 쌓는 등 남측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기 힘든 게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한미 동맹 현대화가 논의되고 있고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고려할 때 한미 연합 훈련을 줄이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오히려 국민 불안감 조성이나 안보 불감증 공세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설령 남측의 선제 조치에 북한이 암묵적으로 포 사격 훈련이나 포문 개방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호응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조치가 양측 합의 없이 지속성과 안정성을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