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시진핑·푸틴이 어깨를 나란히 한 장면, 북·러 및 북·중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를 북한 자료를 통해 짚어본다. 먼저 조선중앙TV의 9월 6일 김정은 방중 종합보도다.
첫째, 김주애에 대한 중국의 특별 대접은 없었다. 9월 2일 김정은이 도착한 베이징역 환영식에서 김주애에게는 환영 꽃다발이 없었다. 김정은만 받았다.
뒤에 멀뚱히 서 있던 김주애는 플랫폼에 깔린 붉은 주단 위에 서지도 못했다. 도열한 중저가주식
국 인민군을 사열하는 김정은과 중국 중앙판공청 주임 차이지, 외교부장 왕이가 주단 길을 걸었지만, 주애는 바깥이었다.
그 여파였을까 김정은이 숙소인 북한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김정은·김주애 모두에게 환영 꽃다발이 준비되었다.
9월 3일 전승절 참관 주석단에 주애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던 중국은 9월 4일 김정은이 베이징을황금성배당줄
떠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애를 위한 무엇이라도 있었더라면 그 장면을 놓칠 리 없을 북한 방송이다. 조선중앙TV의 9월 2~6일 김정은 방중 보도에 김주애가 보인 것은 베이징역 도착뿐이었다.
대부분 언론·전문가들이 김정은의 김주애 대동이 권력 후계 구도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 흥분했다. 그러나 중국은 철저히 ‘외교 의례(Protokoll)뽀빠이놀이터릴게임
’로 대응했다.
둘째, 김정은의 푸틴에 대한 무례다. 푸틴이 김정은에게 보인 의도적인 과장된 반가움의 제스처와는 달리 김정은은 행사장 대기실 푸틴과 서서 한 대화 과정에서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늦게 이를 인지한 푸틴도 한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의자에 앉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은체리마스터 다운
양발을 꼬았다. 역시 뒤늦게 눈치챈 푸틴도 양발을 꼬았다.
우크라이나전 수렁에서 꺼내준 김정은에게 과찬을 연발하는 푸틴이지만, 어떤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늦게 나타나거나 자신이 부각하는 장면을 연출해 전 세계에 보여주는 그다. 푸틴이 언제 어떻게 ‘보답’할지 자못 궁금하다.
서로 상석을 양보하는 흐뭇한 장면을 연출한 김정공시매매
은과 푸틴이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는 리무진 ‘아우루스’ 내, 상석에는 앉았지만 육중한 김정은에 한쪽으로 밀린 듯한 푸틴을 조선중앙TV는 담았다.
셋째, 베이징역에 대기한 김정은의 리무진 벤츠는 ‘전승절’인 ‘7.27.1953’ 번호판을 떡하니 달았다. 이 차로 김정은과 주애는 베이징을 가로질러 숙소인 북한 대사관에 입장했다.
다음날 전승절 행사장 톈안먼에 김정은이 타고 나타난 그 차에 번호판이 사라졌다. 6·25 전쟁 승리에 중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시위일까, 아니면 그들의 선전·선동대로 러시아와 함께 이룬 ‘7.27.1953’의 번호판이 중국을 자극할까 우려한 배려일까.
넷째, 6년 만의 김정은·시진핑 만남이었지만, 김정은이 시진핑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것을 얻었는지 의문이다. 북한의 신문·방송은 시진핑·중국과의 관계에서 각자의 노선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반면 푸틴·러시아와는 두터운 협력을 부각했다.
김정은의 방중 일정이 끝난 후 만들어져 6일 방송된 조선중앙TV 보도는 김정은이 도착 환영식을 마치고 베이징을 질주하는 장면에서 “깊고도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진 조·중 관계는 오늘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고 자주적이며 평화로운 새 세계 건설을 지향하는 신종 요구에 부응하여 자기 발전의 줄기찬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양국 협력이 아니라 각자의 발전을 말했다.
한편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푸틴 간 “두터운 동지적 신뢰와 각별한 친분관계는 두 나라 관계 발전의 굳건한 초석으로 되고 있으며, 새로운 전면적 개화기를 맞이한 조로친선려정은 더욱 휘황한 미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로 양국 간 발전을 강조했다.
전승절 행사 때 시진핑이 김정은을 배려하고 의식적으로 대화를 이끄는 여러 장면을 보여주었고, 조선중앙TV가 9월 4·5일 북·러 및 북·중 정상회담을 영상이 아니라 사진으로 보도했지만, 9월 6일 종합보도는 김정은·푸틴 정상회담만 영상으로 정성껏 담았다. 김정은·시진핑 정상회담은 아예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이 북·러 및 북·중 정상회담을 보도한 차이(굵은 글씨 필자 부각)가 북·중·러 ‘2인3각’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김정은이 북한은 “앞으로도 국가주권과 령토완정, 안전리익을 수호하기 위한 로씨야정부와 군대,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그것을 형제적 의무로 간주하고 조로국가간조약의 리행에 변함없이 충실할 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2025.09.04.).
김정은이 북한은 “앞으로도 국가의 주권과 령토완정, 발전리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정부의 립장과 노력을 전적으로 변함없이 지지성원할 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2025.09.05.).
김정은·푸틴이 북·러 간 “전망적인 협조계획들에 대하여 상세히 토의하시고 쌍무관계를 계속 높은 수준에로 인도해나가실 확고부동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시였다”(2025.09.04.).
김정은·시진핑이 북·중 간 “고위급 래왕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시였으며 대외관계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인 정책적 립장들에 대해 호상 통보하시였다”(2025.09.05.).
다만 조선중앙TV는 9월 5일 김정은 귀국을 보도하며 이번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조중친선관계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보여준 력사적인 계기로 됩니다”라며 간만에 ‘불패’를 언급하여, 북한의 대 시진핑·중국 관계 개선 기대감을 표출했다.
우방국이기는 하나 북한과 분명한 노선적 차이를 보이는 시진핑·중국이다. 우리의 세련된 대중 외교가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다.
김정은·푸틴 정상회담이 열린 ‘조어대(釣魚臺)’를 북한 해설자는 ‘낚시터국빈관’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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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