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차장님을 보면 옷도 20~30대 직원들보다 세련될 때도 많고 스마트폰이나 무선 헤드폰은 말할 것도 없이 트렌드에 정통해요. 억지로 젊은 척을 하려는 느낌보단 정말로 '영'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요. 그런데 업무를 할 땐 정반대에요. 후배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으면서도 '요즘엔 치열함이 없다'는 식으로 좀 더 강도 높은 업무방식을 요구하는데 부장님도 안 하는 말을 하니까 가끔 불만도 있죠."
직원만 1000명이 넘는
황금성게임랜드 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A씨는 같은 부서 40대 차장인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차장은 누구보다 젊은 감성을 가졌으면서도 업무를 할 땐 누구보다 강한 '꼰대력'을 드러낸다.
최근 젊은 감성을 지닌 40대란 의미의 '영포티'가 '젊은 척하려는 꼰대'란 뜻으로 직장에서도 통용
황금성슬롯 되고 있다. 직장에선 세대 간 대립과 직급 간 갈등이 맞물린다. 세대 갈등이 증폭되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셈이다. 최근 주목받았던 영포티 밈도 '아이폰을 쓰는 상사'를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야마토게임 ◇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커지는 질투
영포티가 2030 주니어 직장인들과 직장 내 세대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경제적 격차'가 지목된다. 성과급 중심 임금체계가 확산하고 있다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아직 연공 서열 중심의 호봉체계가 기본이다. 연차가 높으면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구조다. 경험이 많은
뽀빠이릴게임 영포티가 2030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그런 만큼 자산 축적의 기회가 줄어드는 2030세대에게 영포티는 존재 자체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조직구조상 이들은 직장에서 가장 맞부딪힐 일이 많은 집단이기도 하다.
40대 연봉이 비교적 큰 폭으로
릴게임5만 늘면서 소득 격차도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한경닷컴이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을 통해 입수한 직장인 연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40대 중위 연봉은 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3477만원을 나타낸 20대보다 2823만원 더 많다.
영포티가 십수 년을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영포티의 연봉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중위 연봉 격차가 최근 3년간 매년 확대되면서 젊은 직원들의 심리적 박탈감도 그에 맞춰 커진다는 점이다. 이들 연령대 간 중위 연봉 차이는 2023년 2628만원에서 올해 2823만원으로 확대됐다.
평균연봉으로 보더라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40대 평균연봉은 2023년 6227만원에서 올해 6954만원으로 727만원 올랐다. 20대는 같은 기간 3308만원에서 516만원 오른 3824만원이었다. 연도별 평균 연봉 격차는 2023년 2919만원에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3009만원, 3130만원으로 확대됐다.
구매력 차이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매일 같이 부딪히는 직장 내 '꼰대' 선배들이 이룬 경제적 성과를 보면서 2030은 시기·질투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력경영학자인 이윤선 원광대 미래인재개발처 초빙교수는 "과거엔 근로소득만으로 집을 사고 가족을 챙길 수 있었지만, 2030은 취업했더라도 근로소득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축소됐다"며 "2030세대 입장에선 윗세대가 뛰어나게 잘난 것 같지 않은데 자신들과 달리 근로소득만으로 일찌감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점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 변화하는 40대의 생존법
40대의 생존 문법 변화하고 있다. 현재 직장 내 영포티는 실무를 잘 아는 '워킹레벨'이자 중간관리자이며, 임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말 인사에서 1982년생 상무 2명이 탄생해 그룹 최연소 임원을 단 바 있다. 그룹 내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 비중은 2021년 21%에서 지난해 41%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기술 부문은 64%가 40대 임원일 정도로 젊은 조직이 돼가고 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40대 이상 임직원 수는 늘고 20대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에선 경영여건 악화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은 늘리지 못 하는 와중에 경직된 고용제도로 구조조정은 극도로 제한된 게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본다.
기업들의 인력 수요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40대인 측면도 있다. C레벨·임원급 전문 서치펌인 브리스캔영의 박혜진 이사는 앞서 "기업들은 1970년대 후반생을 가장 많이 찾고 1980년대 초중반생도 선호하는데 1970년대 중반만 돼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찍이 회사의 '핵심 리더'로 부상하지 않으면 만년 과장·차장을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직장내 영포티의 위기의식을 자극한다. 나이와 연차를 중요시하는 문화에서 급기야 후배가 자신의 관리자로 오는 경우를 마주하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40대들이 직장인의 꿈인 임원을 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빨리 잘 나가다가 그만큼 빨리 짐을 싸는 또래들을 보면서 '만년 과·차장'을 받아들이는 영포티들도 있다. 이른바 '공무원 마인드'의 확산이다. 퇴직 한참 남았는데도 '회사에 미래는 없다'고 본 이들 중 일부는 벌써 탈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행정사와 공인중개사 등 전문직 응시생 중에선 4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조기 퇴직의 역설과 사회제도의 구조적 지체' 논문에서 50세 이전 퇴직자의 재취업률은 80.6%로 50세 이후 퇴직자(86.3%)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상용직 재취업 비율도 30·40대 퇴사자가 54.3%로, 50세 이후 퇴직자(57.9%)보다 3.6%포인트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둥지를 옮겨야 한다면 50대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 완충지대인데 충돌의 중심으로
직장 내 영포티들의 다양한 변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외환위기가 이들에게 남긴 '생존 DNA'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청춘을 보낸 이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최우선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외환위기는 이들을 '자기표현의 세대'에서 '자기보존의 세대'로 변모시킨 사건이었다. 그러면서 그 트라우마는 이들에게 '한 직장, 한 수입원에 의존하지 말라'는 경고도 남겼다. 그러다보니, 직장에서 보수적인 윗세대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되 그 안에서 자신만의 실리를 찾는 행동양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윤선 교수는 "X세대에게 있어 성과는 '주니어'들과 함께 만드는 게 아니라 중간관리자로서 책임을 지고 기획을하면 후배들이 이에 따르면서 창출된다는 인식이 강하다"이라며 "이런 경향이 강해질 수록 2030세대와의 충돌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대영/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