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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풀 혹시라도 우러러 지내곤 애썼지만가령, 너와 나 사이의 연분도/ 연분홍 봄길 혹은 밀물 드는 가을 강가에서/ 기우뚱 저물거나/ 온 발목 무장 젖어 흘러간 세월 같다/ 그리워라 애니로리/ 머나먼 스와니강 출렁거려/ 노랫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금물결 은물결 반짝이다가 또 먹먹하다가/ 안팎의 경계엔 하많은 뭇별들/ 두루 총총 오히려 적막하다 해도/ 옛날 거닐던 강가에 이슬 젖은 풀잎/ 아리 아라리로 엮는,/ 산다는 일의 곡절/ 그 가쁜 숨결
『묵국수를 먹다』(2019, 문학세계사)
시 속의 모든 사물은 언어를 통해 흐른다. 현재가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된다. 사랑과 이별처럼 연애 시도 자라고 꽃 피고 늙고 사라진다. 시대마다 사랑의 모양은 천차만별이다. 추억은 시간의 연속과 불연속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목 개인회생진술서 소리가 좋으면 그 시를 다시 쳐다보게 된다. 이무열(1957~, 대구 출생)의「'사이'라는 말―K에게」는, 영원한 순수를 찾아가는 젊은 시인의 낭만의 목소리가 애틋하다. 어조(語調)는 독자를 사로잡기도 하고, 멀어지게도 한다. 시의 분위기는 음색이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애 간의 주체나 객체는 차갑거나 따뜻하다. 그의 시는 낙화처럼 쓸쓸한 바람이 미소금융재단 분다. 아득히 흘러간 저 먼 시간 속에 이루지 못한 사랑의 노래는,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연인 사이의 "연분"이 애틋할수록 그 이별의 울림은 아프다. 놓쳐버린 그녀의 눈빛과 숨결, 미소와 자태는 흰 눈처럼 순결하다. 「'사이'라는 말―K에게」는, 순수하고 풋풋한 젊은 이무열이 보인다. '사이'라는 말속엔 그리움과 사무치는 정한(情恨)이 있다. 농협 학자금 두 세계를 이어주는 이 아름다운 은유의 다리는, 저 스코틀랜드의 민요 「애니로리」처럼 애절하다. 맥스웰턴 언덕에 사는 첫사랑 로리를 평생 잊지 못한 남자 윌리엄 더글러스처럼, 시인의 사랑가 역시 몽환적이다. '연분홍 봄길 혹은 밀물 드는 가을 강가에서' 둘은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였나 보다. "온 발목 무장 젖어" 세월은 "흘러"가건 만, "그리워라" 공무원 개인회생 첫 여자, 첫 순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간다. "금물결 은물결 반짝이다가 또 먹먹하다가", 둘은 풀밭에 누워 밤하늘 "뭇별"을 헤아렸나 보다. 가까웠다 멀어졌다, 그 연인의 질투와 설렘처럼 뭇 사연이 교차한다. 문학은 현실의 왜곡이자 진실을 향한 문이다. 리얼리티는 신비로운 매직이며, 서정시의 심장이다. 작품은 분석보다는 '사랑의 눈'으로 쳐다봐야 좋 주택신용보증기금대출 다. 그의 시처럼 아릿한 첫사랑의 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눈부시다. "산다는 일의 곡절/ 그 가쁜" 사랑의 "숨결"은, 세월의 풍화에 견디지 못한다. 사랑보다 더 오래가는 시간이 있을까? 첫눈 마주침과 첫 키스의 추억은 사람을 영원히 들뜨게 한다. 그렇기에 첫사랑은 끝맺지 못한 감정으로 더욱 사무친다. 하여, 그 무엇과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 첫사랑의 기억이다.
김동원 (시인·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