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술관은 남원 출신 화가 김스톰게임 병종 화백의 예술세계를 담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계획 단계부터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건축과 예술의 공명’을 목표로 설계돼 2018년 개관했다. 설계를 맡은 이는 조병수 건축가. 그는 공간을 ‘그림을 위한 하얀 벽’이 아니라 ‘사유가 머무는 빈 여백’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외관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에 직선과 곡선, 콘크리트와 유리의 대비가 만들어내디이엔티 주식 는 질감이 있다. 그 미묘한 여백 속에서 김병종의 회화는 숨을 쉰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빛의 복도’다. 천창(天窓)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 벽면을 따라 흐르고 벽의 그림자는 시간에 따라 길이를 달리한다. 건물은 하루에 수십 번 다른 얼굴을 내민다. 이 복도는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관람흥국 주식 객이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도록 설계된 건축적 장치다. 김 화백의 작품 주제인 생명과 순환,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건물 전체의 구조 속에 녹아 있다.
하늘에서 본 남원 시립 김병종미술관 전경
통큰증권방송 전시실 내부는 높은 층고와 긴 벽체가 주는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회색빛 콘크리트 벽은 단조롭지만 그 위에 걸린 색채의 강렬함이 공간 전체를 끌어올린다. 김 화백의 대표작 ‘생명의 노래’ 연작은 바로 이 공간의 미학과 맞닿아 있다. 색채와 선, 그리고 여백의 관계가 마치 건축적 공간 구성과 대화하듯 이어진다.
야외로 나가게임하이 주식 면 요천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있다.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이 언덕 위 풍경은 김 화백의 회화가 품은 ‘시간의 색’을 현실 속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곳에서는 미술이 건물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건물과 풍경이 하나가 되고 작품이 자연으로 이어진다. 김병종 화백은 “예술은 결국 공간을 필요로 한다. 그 공간이 곧 예술의 마지막 화폭”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그 말의 실현처럼 존재한다. 예술이 벽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구조와 빛의 흐름, 바람의 방향 속에 녹아 있다. 이곳을 찾는 이는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그리는 그림’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 미술관은 남원이라는 도시가 품은 또 하나의 얼굴이다. 전통의 도시 남원이 현대의 언어로 자신을 번역한 결과물. 빛이 건축을 스며들 때, 예술은 비로소 머문다. 그리고 그 빛은 아직도 남원의 하늘 아래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