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뉴스1은 도내 상점 간판과 상호를 통해 제주어의 의미를 짚어보고, 제주어의 가치와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기획을 매주 1회 12차례 보도한다. 이번 기획기사와 기사에 쓰인 제주어 상호는 뉴스1 제주본부 제주어 선정위원(허영선 시인,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배영환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장,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들의 심사를 받았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 '몬딱'/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어 'ᄆᆞᆫ딱'은 '모두', '몽땅','전부' 등의 의미를 지닌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ᄆ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 ᆞᆫ(몬)딱'이 붙은 상호를 검색해 보면 20여 개가 나올 만큼 'ᄆᆞᆫ딱'은 제주에서 흔하게 쓰이는 어휘다. 'ᄆᆞᆫ딱'을 상호로 사용하는 업종도 숙박업부터 음식점 등등 다양하다.
사단법인 문화예술공간 '몬딱'도 그중의 하나다.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소재 감귤선과장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 '몬딱'은 갤러리, 아트클 판교 임대아파트 래스, 아트샵, 공연 무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몬딱'을 운영하는 김민수 작가는 "제주어인 몬딱처럼 모두 다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을 지향하며,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식과 재능을 나누고, 문화와 예술을 즐기다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몬딱’은 단순한 예술단체가 아니다. 그 이름처럼 공유와 나 디딤돌 대출 금리인하 적용 눔, 공동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몬딱’ 갤러리는 지역작가 등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 주민과 함께 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역청년이 생애 처음으로 전시하면 무료로 대관해 준다.
‘몬딱’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체험의 비중이 크다. 지역주민이 요리 체험을 통해 사회적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수다 공유주방', 주민 부산씨티캐피탈 문화예술학교인 아트클래스 등이 있다.
특히 지역주민이 하나의 주방을 나누어 쓰며 음식을 만드는 '공유 주방'은 제주의 공동체 문화가 잘 나타나 있다.
김민수 작가는 "공유 주방은 주민들이 건강한 식사와 식습관, 식생활을 체험하고 교육하는 사회적 커뮤니티를 이루는 공간"이라며 "문화예술과 복합된 음식 놀이 '푸드아트테라피 든든학자금 상환기간 '를 통해 신중년의 우울증 회복 및 활력과 건강 찾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몬딱의 문화예술학교(몬딱 홈페이지)/뉴스1


'몬딱'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예술인과 주민이 협력한 봉사단체를 발족해 지역 곳곳에서 재능 나눔도 펼치고 있다.
김 작가는 "몬딱은 다양한 문화, 예술, 교육, 음식,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복합문화공간의 기능과 나눔의 실천을 공유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자 한다"고 말했다.
척박한 환경서 특유의 공동체 문화 발달
전문가들은 제주도민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유한 형태의 공동체 문화를 발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남녀 가리지 않고 실제 촌수에 상관없이 윗사람을 '삼춘(삼촌)'으로 부르거나 이웃에 상이나 잔치 등 큰일이나 농사일을 돕는 '수눌음' 문화도 제주의 공동체 문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제주에서는 선거철마다 '정당보다 궨당'이라는 말이 나온다. '궨당'이란 한자어 권당(捲堂)에서 온 말로, 좁게 보면 친인척 관계를 뜻하지만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뭉친 섬 지역 특유의 정서로 넓게 해석된다.
'궨당'은 제주인의 배타성을 보여주는 단어로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을 하는 시각도 있지만 도민들이 혈연관계를 넘어 온정을 나누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텨온 이웃이다.
제주의 공동체 문화는 현대에 들어서는 '사회적 자본'의 형태로도 주목받고 있다.
논문 '제주지역의 협력(수눌음)형 사회적 자본 증진방안 연구(김인성 외, 2014)'에서 "제주도는 섬 지역이며 육지부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자연적이고 문화적인 특징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그 협력형 사회적 자본의 모습도 차별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주는 재해와 재난은 물론 외구의 침입 등에 마을 전체가 협력적일 수밖에 없는 사회였고 잉여자원이 풍부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어서 더더욱 협력이 강조됐다는 것이다.
방언학자인 김순자 박사(전 제주학연구센터장)는 "'ᄆᆞᆫ딱'은 '모두'나 '몽땅'의 단순한 의미에서 벗어나 'ᄆᆞᆫ딱'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세계관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하루하루 충실하게 삶을 꾸리는 사람들이 'ᄆᆞᆫ딱'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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