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최근 대미 자동차 고율관세 ‘짐’을 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위기를 추스르고 글로벌 완성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을 크게 흔들지는 않으면서 ‘안정 속 혁신’을 꾀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1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시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2022년 11월 30일, 2023년 11월 21일, 2024년 11월 15일로 매년 당겨지는 상황이었으나 올해는 경주 APEC 정상회의 및 그에 수반한 대미 관세 협상 타결 이슈로
예년보다 다소 늦어지는 모양새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대미 관세 쇼크로 이익은 크게 줄었지만 사상 최대 완성차 판매 실적을 경신 중이기 때문에 그룹 전반 운영체계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또한 지난해 굵직한 인사를 단행한 터다. 작년 11월 현대차(005380)
장재훈 대표이사(CEO)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그 자리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호세 무뇨스 사장을 창사 최초 외국인 CEO로 발탁했다. 또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외교통 성 김 고문을 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계열사들도 변화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21년부터 기아(000270)를 이끈 송호성 대표는
올해 초 3년 임기로 연임하며 정의선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086280) 대표는 지난해 1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역시 신임을 받았다. 또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대표는 작년 11월, 권오성 현대위아(011210) 대표는 올 7월에 신규 선임됐다.
이규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은 임기가 2년으로 연말 만료되나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을 이루는 중이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배 현대로템(064350) 대표는 2020년부터 회사를 맡은 그룹 내 최장수 CEO로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나 철도, 방산을 양축으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중이기 때문에 재신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최근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으로 자율주행 등 미래차 및 로보틱스 관련 파격적인 발탁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를 이끄는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의 유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위기 속 안정을 꾀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AI 광폭 협력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큰 개편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