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1일 오전 9시 50분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 개점 10분이 남은 시간이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캐리어를 끌고 온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직원이 문을 열자마자 우르르 들어가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 이 매장은 12개층으로 이뤄져 윗층부터 구경하려는 수요가 많은 곳이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 자녀들은 신이 난 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상품을 구경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온 관광객 소피아(22)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고 다이소를초보주식하는방법 알게 됐다”며 “여행 중 마스크팩을 사서 써봤는데 품질이 좋아 공항에 가기 전 들러 마스크팩과 인형 등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외국인 맞이에 분주했다. 층별로 배치된 직원들은 빠르게 매대를 채웠다. 한 직원은 “새우깡, 약과, 초코파이, 라면 등이 잘 팔린다”며 “최근에는 뷰티 제품도 인기”라고 말했다. 무료게임 다이소 관계자는 “외국인 매출이 절반 이상인 명동역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해 외국인에게 인기가 있는 K-뷰티와 K-푸드 제품을 확대했다”며 “자개 무늬가 들어간 ‘전통 시리즈’ 제품도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시작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중국 최대 명절 중추절(10월 1~7일)이 겹치며 황금성 다운로드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이 들썩이고 있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도 유커 특수를 몸소 느끼고 있다. 편의점에선 ‘싹쓸이’가 이어지며 인기 상품이 동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 인기가 많은 바나나우유, 팩형 단백질 쉐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상품도 효자로 떠올랐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액세서리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지난 29일 서울 명동의 GS25 편의점에서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외국인 결제수단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100배 늘었다. CU도 전주 신규릴게임 대비 매출이 25% 증가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아트박스도 29일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18% 늘어났다. 아트박스는 외국인 매출의 24% 가량이 중국인에서 발생한다. 외국인 특화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마트도 웃었다. 특화 점포 10곳을 찾은 고객 수는 전주 월요일보다 35% 늘었다. 매출도 15% 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15일까지 외국인 특화 매장 10개점에서 ‘K-푸드 페스타’를 진행해 관광객 발길을 잡을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9월 말 중국인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과 동아시아권 공휴일 시즌에 맞춰 외국인 방한객이 많을 것을 고려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K-패션 인기에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29일 중국인 고객 매출 역시 전주 월요일 대비 71% 뛰었다. 이날 면세점도 텐진항에서 출항한 ‘드림호’ 탑승 관광객을 맞았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크루즈 탑승객 1700명이 방문했다. 캐릭터 상품을 포함한 액세서리와 담배 매출은 이달 평균 대비 100% 늘었다. 신라면세점도 드림호 관광객을 받아 전날 대비 고객 수가 30% 증가했다. 한편 이번 무비자 정책은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전역에서 관광할 수 있다. 내년 6월까지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가량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